※ 주간 정리는 학습 정리에 남기지 못한 후기를 담고 있습니다. 교육 내용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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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우물 안 개구리
처음 OT를 시작할 때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내가 왜..? 라는 생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나보다 못하는 사람은 여기 없겠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OT를 들었습니다.
OT가 끝나고 12시에 첫 과제가 올라왔을 때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 문제라면 부족한 내 실력을 검색으로 어떻게든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첫 날은 다행히 2시간 정도만에 어떻게 해결했고, 이것 저것 확인하면서 이 정도면 됐겠지 하는 생각으로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이 정도로만 과제를 내주신다면 7시간이면 그래도 대부분 해결할 수 있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도 조금 했습니다.
제출을 마치고 운동하고 집에 와서 해설 영상을 보고 충격을 먹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간단하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가더군요.
그 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멍청하게도 해설 영상을 보고도 아직 현실을 인식하지 못해 학습 정리를 제외하고는 별 다른 공부 없이 첫 날을 보냈습니다.
그 대가가 화요일부터 찾아오더군요.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은 죽음의 새벽코딩의 연속이었습니다. 화요일에는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잘 수 있었는데, 수요일과 목요일로 가면서 수면 시간이 더 늦어졌습니다.
어떤 미션은 이해를 못해서 제출 종료 시간인 저녁 7시까지 한 글자도 제대로 쓰지 못한 미션도 있었습니다. 그날 뒤늦게 부랴부랴 밤을 불태웠습니다..
카톡이나 Slack에서 다른 부스트캠퍼들이 과제를 마무리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나는 언제 끝내지 생각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다른 부스트캠퍼들보다 현저히 부족한 지식을 메꾸기 위해서는 내 머리가 좋거나 시간을 때려붓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저는 후자였습니다.
코드리뷰를 포함해서 4일동안 45시간 가량 컴퓨터 앞에서 죽치고 앉아있었습니다.
당연히 그 시간동안 모두 공부를 한 것은 아닙니다.
하다가 도저히 못 참겠어서 한 눈을 팔기도 했고, 앉아만 있는 상태로 멍때리고 있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교 한 과목 시험공부에 쏟는 노력보다 더한 노력을 단 일주일만에 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제가 학교 시험 공부에 소홀한 점도 있긴 하겠지만;;
실제로 학습하는 대부분의 내용이 CS의 전반적인 내용을 관통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공부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비전공자인 제가 그 구조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때려박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초 부족을 몸으로 때웠습니다
1. 그래서 왜 부스트캠프?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은, 공부를 해야 하는 동기부여를 강하게 받았다는 것입니다.
단지 나 혼자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같이 코드리뷰하는 동료들의 코드를 볼 수 있었고, 각기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것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다른 팀원들처럼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제가 있었던 조에는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회사에 다니다가 퇴사하고 도전하시는 분도 계시고, 학교를 다니면서 도전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저 빼고는 모두 전공자 포스가 물씬 풍겼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전공자 분들 사이에서 의견을 나누며 같이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저에게는 다시는 오지 않을 천재일우의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멘탈을 부여잡고 기존 제출 시간인 저녁 7시까지는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다음날 피어세션 전까지는 과제를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피어세션때 팀원들의 코드를 보며 감탄하곤 했죠 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걸 어떻게 이렇게 만드셨죠? 천재신가?)
그 다음으로는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존에 제가 공부했던 방법은 대부분 이미 존재하는 답안 혹은 프로그램을 설명을 들으면서 그대로 따라서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스트캠프에서는 이 꼼수가 먹히지가 않았습니다.
정말 Broad하게 과제를 던져주시기 때문에 거의 경험해 본 사람들이 없고, 검색을 해도 원하는 정보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해설 영상마저도 Broad합니다. 해설이 우리가 예상하는 그런 해설이 아닙니다.)
따라서 하나하나 검색하고 이해해가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검색하는 스킬이 늘고, 나도 모르게 언어 혹은 기술에 대한 사용법에 대해 익히게 되고 익숙해지게 됩니다.
무언가를 단순히 따라하는 것은 생각할 것도 많지 않고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아서 내가 공부를 많이 하는 것 같다는 착각에 들게 만듭니다.
그러다가 실제로 나 혼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려고 하면 곤경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부스트캠프에서는 애초에 따라하는 것이 아닌 혼자서 무언가 해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운영진 및 마스터님들께서 아무 장비 없이 제 몸을 전쟁터로 던져버린 느낌입니다.
매번 과제때마다 막막함을 느끼며 당황하곤 하지만 여러 부스트캠퍼들의 도움, 검색능력 등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을 통해서 나도 모르게 성장하게 됩니다.
사람마다 맞는 공부법이 있겠지만, 저는 몸과 마음이 조금 힘들어도 이렇게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저에게는 더 맞는 공부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안하니까
(물론 잘하시는 분들에게는 1주차 과제 난이도가 극한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요..)
2. 마무리
금요일은 프로젝트 설계를 했기 때문에 정말 오랜만에 워라밸이 갖춰진 평일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거의 아무것도 안하고 푹 쉬었습니다.
주말에도 공부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조금은 들었지만, 아마 다음주부터는 주말의 일부도 반납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벌써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는데, 과연 내가 멤버십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멤버십의 조건에 충족되는 사람이 될 수 있는가?" 를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음, 나는 아직 아닌 것 같아.."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정말로 가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올해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한 많은 코테 및 시험 속에서도 유일하게 나를 믿어준 부스트캠프에게마저 버림받을 수 없다는 절박함과, 전공이 아닌 분야에서 내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서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정말 생각하기도 싫지만, 혹여나 떨어지더라도 주어진 조건 안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고 후회 없이 떨어지고 싶습니다.
3주 뒤에 수료 후기를 쓰면서 부디 떨어져도 후회없이 공부했다는 말을 작성하고 싶네요 ㅎㅎ
마무리로 입과 전주에 받은 부스트캠프 웰컴키트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다음 주에도 살아서 후기를 남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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